그냥 너와 함께 노을속으로 꺼져가고 싶던 시절이 있었다.

네가 살며시 내게 건네준

민들레 동그라미 동그라미마다

민들레 홀씨보다 더멀리

내 마음이 바람을 타고 노을 저편으로 날아가 버릴때면

차가운 가을 바람은 언제나 너와 나를 스산히 스쳐갔다.

 

지금 바람은 코스모스 가지 위에 가볍게 한숨을 쉬고

가을에 떠나는 사람더러 어서 가라한다.

그리고 그해 가을에 떠난 사람은 코스모스가지보다

가녀리지만 붉게 물들어버린 단풍잎보다 피붉은 눈물을 흘린다고 했다.

 

낙엽이 떨어지고 이렇게 또 저녁이 오고말면

사람들은 거리를 가득채웠다.

하나둘 제 나름의 자리를 찾아가고 남은 텅빈거리에서

오지않은 세월 오지않는 사람 오지않은 그리움이 돌아올것만 같아

노을이 붉게 타오를 때면 내볼은 노을 빛을 머금고 멈추어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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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을 읽다가 편집장의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이번 위안부 관련 협상은 속된 말로 " 몇 푼 먹고 떨어지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다라며 시작을 연다.

책임은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처한 군대의 문제"로 축소됐고, 그 연장선에 있는 일본 총리의 사죄는 서면으로 대체된 것에 울분을 표했다.

 

그녀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은, 협상이 있은 그 다음 날부터 아베는 더 이상의 사과는 없다고 공개적으로 못 박고 나선 이유에서다.

정부는 그런 아베의 언행에 오히려 자화자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기서 더 나쁜 것은 "두 번 다시 이 문제로 일본에 시비 걸지 말 것"과 "주한 일본 대사관 앞의 소녀상을 치우라"는 내용이 그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이런 내용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합의안에 '좋다'고 사인한 것에 대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우리 측 협상 총책임자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새누리당을 찾아가 "우리 측 입장을 반영한 최선의 결과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통화했는데 '역사적 성취'라고 평가했다"라고 저화자찬했다는 대목에서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

 

협상 과정에서 완벽하게 배제된 피해자 할머니들이 "합의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하는 데 대해서는 "이행 과정에서 보완될 것"이라고 눙쳤다.

합의 안에서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종결됐다고 동의해놓고 도대체 뭘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이것이야 말로, 박정희 정부부터 이어져온 도태되고 퇴폐를 거듭하는 역사에 대한 안일한 행보와 뭐가 다르다는 것인가.

 

이번 합의안을 보면서 취임 이후 유난히도 싸늘했던 아베 총리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는 대체 무엇 때문이었는지 진심으로 궁금해졌다라며 다시 말문을 연다.

고작 10억 엔과 사과인 듯 사과 아닌 외교적 수사 몇 마디 받겠다고 3년 넘게 그리도 요란하게 쌀쌀맞았던 것일까? 그래놓고 '외교 참사'라는 말이 나올 만큼 국민적 반발이 커지자 "정부가 최선을 다한 결과에 대해 '무효'와 '수용불가'만 주장한다면 앞으로 어떤 정부도 이런 까다로운 문제에는 손을 놓게 될 것"이라고 협박을 서슴지 않는 건 또 무슨 심사인가?"

 

이것은 까다로운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라는 나라는 가진 국민적 문제로 국가대사안에 해당하는 외교적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의 외교력은 왜 이리도 성긴 건지 가슴을 쾅쾅 치게 만든다.

 

소녀상은 그 자체로 역사가 된다. 피해자들과 시민 사회가 위안부 문제의 해결과 평화를 외치며 수요집회를 할 때마다 그 자리에 함께한 역사의 상징물이다.

일본이 요구한다고 치우고 말고 할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도 한국 사회에, 아니 이제는 국제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는 '사실' 협상에 의해 치울 수도 있다고 여기는 발상 자체가, 집권 세력의 뜻에 따라 얼마든지 역사를 요리할 수 있다고 여기는 현 작금의 대한민국의 정부 정책의 모습과 퍽이나 닮아지 않은가.

교과서 국정화 논리를 빼닮아서 소름 끼치는 이번 협상이 과연 박근혜정부가 어떤 모습으로 국민에게 비춰질지 모른다는 게 말이 안된다.

 

불과 100년도 안되는 세월동안 역사를 팔아먹는 세력들의 진정한 저의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이 요구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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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 역시 입장과 수용의 차이 같아요.

연애를 하면서 결혼까지 하는 연애결혼과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며 합의된 결혼에 이르는 두 부류.

다시 돌려 말하면 현실을 직시하느냐. 아님 사랑을 선택하냐에 따라 일파만파 같아요.

그리고 모든 선택은 ㅣ그럼에도 불구하고ㅣ 가 되겠지요. 저마다 다른 생각과 생활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삶을 영위해나가는 것일테니. . .

이 모든 난제엔. . . 답은 없다지요. 결국 본인 스스로 감응하고 살아내야할 인생임으로.

우린 우리 일인냥 오지랖 피우며 내가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 . . . 이라며 감정이입 되지만 않으면 돼요. ㅎㅎ

남들 일은 중용이 최고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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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2.15 14:00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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